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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WAN TRAVEL DIARY · NO.01
흙냄새 나는 도자기 마을 잉거鶯歌
타이완 거주 10년 차가 정리한 잉거 도자기 마을 여행 코스
타이베이 도심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마다 찾는 동네가 있다. 신베이시 남쪽 끝, 200년 넘게 도자기를 구워온 마을 잉거鶯歌. 거창한 준비 없이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인데도 골목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이번 글에는 잉거까지 가는 방법부터 실제로 걸었던 동선, 그리고 놓치면 아쉬운 핫플레이스까지 한 번에 정리해 본다.

🚉 잉거 가는 법
잉거까지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2026년 6월 30일에 개통한 싼잉선 三鶯線 MRT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8월 31일까지는 개통 기념으로 무료 탑승이고, 거리에 따라 요금이 부과된다.
우선 타이베이역 台北車站 에서 MRT 파란색(반난선板南線)을 타고 딩푸頂埔 에서 내려서 싼잉선 三鶯線으로 갈아타서 도자기 옛 거리 陶瓷老街站에서 내려서 도보 이동하면 된다.

레트로 감성과 느림의 미학을 추구한다면 타이베이역에서 대만철도(台鐵) 중에서 구간차(區間車)를 타고 간이역을 모두 지나가는 철도여행을 추천한다.
· 소요시간: 구간차 기준 약 27~30분
· 요금: 편도 NT$46 내외 (이지카 태그 승하차 가능)
· 배차간격: 평일 기준 10~20분마다 운행, 배차가 잦아 시간표를 미리 외울 필요는 없다
· 잉거역 도보권 안에 미술관·박물관·옛 거리가 모두 모여 있어 렌터카나 택시 없이도 하루 코스 소화 가능
📍 잉거 핫플레이스 한눈에 보기
본격적으로 걷기 전에, 잉거에서 꼭 들러야 할 곳들을 먼저 정리해 봤다. 아래 순서대로 움직이면 동선 낭비 없이 하루 코스로 딱 좋다.
2. 잉거 도자기 박물관 — 200년 도자기 역사를 한눈에
3. 잉거 도자기 옛 거리 — 붉은 벽돌 골목, 잉거의 진짜 얼굴
4. Teaday 喝茶天 — 다기 구경하며 차 요리 한 끼
5. 훠팡 夥房 — 예약제로 운영되는 예술가들의 아지트
6. 잉거 스타벅스 - 외관은 붉은색 벽돌이고, 실내는 도자기 접시들로 장식한 유니크
역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되는 산책
잉거역 개찰구를 나서면 굴뚝 두 개가 먼저 눈에 띈다. 허싱야오와 둥샹츠치라는 오래된 가마 공장인데,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역에서 원화루 방향으로 걷다 보면 길 양옆으로 초록빛 풍경이 트이면서 신베이시립미술관이 나타난다. 다한강의 갈대숲을 형상화했다는 설계자의 의도가 실제로 와닿는 게, 촘촘히 세운 알루미늄 파이프 사이로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낮은 울림 같은 소리가 난다. 미술관 옆 싼잉즈신 광장에는 거인이 쓸 법한 크기의 접시와 숟가락 조형물이 놓여 있어서, 아이들도 사진 찍기 좋아하는 포인트다.

그릇 하나에 담긴 200년
미술관을 지나 조금 더 걸으면 잉거 도자기 박물관이 나온다. 노출 콘크리트와 통유리로 지어진 건물이라 볕이 좋은 날 가면 전시품에 빛이 비치는 각도가 매번 달라 보인다. 같은 잉거에서 만든 그릇인데도 시대에 따라 쓰임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쓰던 밥그릇이었던 것이, 지금은 산업용 자기로, 또 어떤 것은 예술 작품으로 진열돼 있었다. 관람이 끝나면 지하 카페 간러차스에서 더우화 한 그릇 먹으며 쉬어가는 걸 추천한다.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NT$80
붉은 벽돌 골목에서 시간 보내기
잉거의 진짜 매력은 사실 박물관보다 옛 거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원화로와 젠산푸로를 따라 이어지는 붉은 벽돌 골목에는 그릇 가게가 끝없이 늘어서 있는데, 관광객용 기념품부터 진짜 소장 가치가 있는 공예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가게 유리창 너머로 물레를 돌리는 장인의 손놀림을 구경하는 것도 이 골목을 걷는 재미 중 하나다. 딱히 뭘 사지 않아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갈 만큼 볼거리가 많다.
골목이 지겨워질 즈음이면 지하로 숨어든 찻집 Teaday에 들르곤 한다. 다기를 파는 매장이면서 동시에 식당이라, 도자기 그릇에 담긴 취계나 동파육을 차향과 함께 먹을 수 있다.
시춘 베이커리 熹村烘焙 · 신베이시 잉거구 난잉리 젠궈로 142호 · 월~금 11:00~20:00, 토·일 11:00~19:00
STARBUCKS 鶯歌門市 - 신베이시 잉거구 퉁칭리 충칭제 67호 . 매일 07:00 ~ 21:00

예약해야만 갈 수 있는 예술가들의 아지트
조금 발품을 팔 각오가 됐다면 훠팡까지 가보는 걸 권한다. 100년 된 옛 가마터를 일곱 명의 예술가가 나눠 쓰는 공동 작업실인데, 예약이 필요한 데다 가을·겨울에만 문을 열어서 아무 때나 갈 수 없는 곳이다. 도예뿐 아니라 주철 공예, 꽃꽂이, 서예까지 여러 창작 활동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게 특이했다. 철길과 가까워서 창가에 앉아 기차 지나가는 걸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계절마다 얼굴이 바뀌는 동네
잉거는 계절에 따라 인상이 꽤 달라지는 동네이기도 하다. 4월이면 유동나무꽃과 멀구슬나무꽃이 동시에 피어서 동네 전체가 하얗게 물들고, 가을 해질 무렵에는 다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며 억새밭 사이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다. 매년 10월에는 잉거 오픈하우스라는 행사도 열려서, 이 시기에 맞춰 가면 평소 닫혀 있던 가마들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다녀와서 남긴 생각
타이베이에서 이렇게 가까운데 분위기는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잉거의 가장 큰 매력이다. 기차역 하나로 연결되는 하루 코스 치고는 볼거리도, 먹거리도 알차다. 개인적으로 도자기 박물관이 너무 인상적이다. 박물관 건축 디자인도 참으로 감각적이고, 도자기가 제작되는 방법을 전통에서 현대에까지 시대의 과정을 잘 보여준다.
또한 도자기 = 세라믹을 활용하여 일상생활용품은 물론 예술과 산업에 까지 다양한 쓰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주방용 접시, 컵, 다기와 아기자기한 소품 등을 구경하며 쇼핑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여행하게 된다. 장담컨대 아이쇼핑만 하기에는 유혹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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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거주 10년, 소소한 동네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